자폐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는 반복행동과 반복 언어는 단순한 습관도 아니며 나쁜 습관도 아닙니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이해하면 해답을 풀 수 있답니다. 자폐 반복행동의 발달적 의미와 아이 마음의 언어를 플로어타임 발달 프로젝트에서 함께 풀어드립니다

1️⃣ 반복행동, 반복언어 왜 나타날까요?
“같은 장난감을 몇 시간이고 반복해요.”
“같은 질문을 하루에 열 번도 넘게 해요.”
자폐스펙트럼에서 매우 흔하게 보여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의학적으로 반복적 행동과 말은 핵심 진단 기준 중 하나입니다.
미국정신의학회 DSM-5에서도 “제한적·반복적 행동 패턴(restricted and repetitive behaviors, RRBs)”이 진단을 위한 네 가지 주요 영역 중 하나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부모님은 걱정되시고 이를 멈추게 하고 싶으실거에요. 하지만 멈추라 한다고 바로 멈춰지지 않는다는 것도 아실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가장먼저, 왜 이런 행동이나 말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 반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야합니다. 이유를 알면 답도 찾을수 있겠죠?
그리고 먼저 이해해 주세요. 이러한 반복이 ‘병적인 행동’만을 뜻하지 않는다것을요.
아이마다 반복의 ‘이유’가 다르고, 그 안에는
- 감각 자극을 조절하려는 시도,
- 예측 가능한 세계를 유지하려는 욕구,
- 감정을 표현하거나 안정시키는 자기조절의 언어
가 숨어 있습니다.
따라서 반복을 단서로 자폐 여부를 탐색하되,
그 행동의 기능과 맥락을 이해하는 시각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반복은 사실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뇌의 자연스러운 발달 전략입니다.
플로어타임은 바로 그 “반복 속의 의미”를 찾아 관계로 확장하는 접근법입니다.

2️⃣ 반복은 ‘발달의 문법’입니다
반복은 모든 인간 발달의 기본이에요.
- 아기는 수없이 “까꿍”을 반복하면서 예측과 기대를 배우고,
- 말을 배우는 아이는 “엄마, 엄마, 엄마!”를 반복하면서 소리와 감정의 연결을 익힙니다.
자폐 스펙트럼 아이들에게 반복은 조금 더 오래,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뇌가 감각·정서·인지 정보를 통합하는 속도와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들은 같은 말,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쌓는 중입니다.
3️⃣ 반복에서 보이는 세 가지 얼굴
(1) 감각-운동적 반복 (Sensory-Motor Repetition)
손을 흔들고, 점프하고, 물체를 돌리고, 까치발로 걷는 행동.
→ 감각 자극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자기 몸을 안정시키는 방식이에요.
- 낯선 환경에서의 불안 조절
- 자기자극(self-stimulation)을 통한 집중 유지
🩵 플로어타임 접근:
🧠 시각적 자극(Visual Input) 서포트
상황: 아이가 손을 눈앞에서 흔들거나, 회전하는 물체를 뚫어지게 바라볼 때
의미: 시각적 리듬으로 안정감을 얻거나, 과도한 시각 입력을 차단하려는 행동
플로어타임 서포트 예시:
- 밝은 조명이나 산만한 배경을 줄여 시각 자극을 조절해준다.
- 아이가 반복적으로 시각 자극을 찾을 때, **‘리듬이 있는 시각 놀이’**로 확장한다.
예: “같이 불빛 그림자 따라가볼까?” → 감각을 공유하면서 상호작용 연결 - 손을 흔드는 대신, 비눗방울, 천 리본, 손전등 그림자 놀이로 시각 패턴을 함께 즐긴다.
👂 청각적 자극(Auditory Input) 서포트
상황: 아이가 특정 소리를 반복하거나, 귀를 막거나, 소음을 피하려 함
의미: 예측 가능한 소리로 안정감을 찾거나, 소음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우
플로어타임 서포트 예시:
- 불규칙한 소음을 줄이고, 일정한 리듬의 음악(북, 탬버린, 드럼)을 제공해 청각적 예측 가능성 높이기
- “이 소리 들리니?” “같이 탁탁 리듬 만들어볼까?” → 공유된 청각경험으로 감정 연결
- 소리를 반복 내는 아이에게 “그 소리 재밌지? 우리 리듬으로 노래 만들어볼까?” → 언어 이전의 상호성 강화
🖐 촉각·고유수용감각(Tactile / Proprioceptive) 서포트
상황: 아이가 물건을 계속 만지거나, 벽을 문지르거나, 손가락을 비비거나, 몸을 강하게 부딪침
의미: 압박감이나 접촉을 통해 몸의 위치를 느끼고 싶어 하는 감각 욕구
플로어타임 서포트 예시:
-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재질의 물체를 다양하게 제공하여 감각 탐색 확장
(예: 담요, 풍선, 쿠션, 모래주머니) - 깍지 끼고 손 밀기, 팔 안마, 담요로 감싸주기, 쿠션 껴안기 등 깊은 압박(Deep Pressure) 활동
- “지금 몸이 답답해서 움직이고 싶구나.” 라고 언어화하면서, “그럼 같이 밀기 놀이 해보자.”로 전환
⚖️ 전정감각(Vestibular) 서포트
상황: 제자리에서 돌거나 뛰거나 몸을 크게 흔드는 반복 행동
의미: 머리와 몸의 위치 변화를 통해 긴장감 완화 또는 각성 수준 조절
플로어타임 서포트 예시:
- 스윙(그네), 균형보드, 트램펄린, 롤링 쿠션 등으로 안전한 회전·점프 경험 제공
- “돌고 싶어? 같이 천천히 돌자~ 멈췄다가, 이제 반대쪽으로!”
→ 몸의 리듬과 정서의 리듬을 일치시키는 경험 - 몸 움직임 중 시선, 표정, 소리의 조율을 함께 유도 (공유된 Affect)
🩵 플로어타임의 감각 서포트 핵심 원칙
| 원칙 | 설명 | 예시 |
|---|---|---|
| 🪞 조절이 먼저 | 감각적 안정 없이는 상호작용 불가 | 조용한 공간, 예측 가능한 루틴 제공 |
| 🌱 리듬과 예측 | 일정한 리듬이 감정 안정의 기반 | 일정한 템포의 움직임, 노래 |
| 💬 언어화와 병행 | 감각을 말로 인식하게 돕기 | “지금 시원하지?” “이렇게 하면 |

(2) 언어적 반복 (Echolalia / 반복 말투)
- “학교 갔어?” → “학교 갔어?”
- “안 돼요!”를 상황과 상관없이 반복
- 하루 종일 “자동차, 자동차, 자동차!”
이건 단순한 흉내가 아니라,
감정 조절 혹은 의미 확인의 한 형태예요.
💬 예시:
- 불안할 때 “괜찮아, 괜찮아” 반복 → 자기진정(Self-soothing)
- 흥분될 때 TV 대사 반복 → 즐거운 경험의 재현
🩵 플로어타임 접근:
반복된 언어에 정답을 요구하기보다, 감정을 찾아주세요. 지연반향어를 위한 플로어타임 Tip 5 를 참조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지금 네 마음을 말해주는구나.”
“그 말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니?”
이렇게 하면 지연반향어가 ‘자발적 언어’로 전환되는 통로가 열립니다.

(3) 인지적 반복 (Cognitive / Thematic Repetition)
- 같은 놀이 반복 (예: 기차, 공룡, 숫자)에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 같은 루틴을 고집하거나, 질문을 되풀이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자폐 강박증이라고도 합니다.
“오늘은 몇 월 며칠이에요?”
“엄마 내일도 유치원 가요?”
하지만 이건 ‘틀에 박힌 사고’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세계에서 안정감을 찾고자 하는 시도예요.
자폐 아동에게 보이는 강박에 대한 여러가지 예와 접근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를 기대해주세요.
🩵 플로어타임 접근:
루틴을 지켜주는 동시에 새로운 변수 하나만 추가하기.
“오늘도 기차 놀이 하자. 그런데 이번엔 기차가 비 오는 날을 지나가면 어때?”
이렇게 하면 반복 속에 확장과 상상력이 자라납니다.
4️⃣ 반복을 두려워하지 말고, ‘의미로 번역하세요’
플로어타임에서는 “아이의 반복”을 의미의 씨앗으로 봅니다.
- 반복 속에는 감각적 안정감
- 반복된 말 속에는 감정의 잔향
- 반복된 놀이 속에는 사고의 틀과 상상력의 뿌리가 숨어 있어요.
즉, 반복은 “닫힌 행동”이 아니라,
🌱 ‘발달이 스스로 균형을 잡으려는 과정‘ 이라고 생각하세요!
5️⃣ 부모가 반복을 대할 때 기억해야 할 3가지
✅ 멈추게 하기보다 의도를 찾아보기– 관찰로 시작하세요
“왜 저렇게 할까?” 대신 “이 행동으로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반복은 이유 없는 행동이 아닙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 반복을 공감과 연결의 출발점으로
같은 말, 같은 놀이, 같은 리듬이라도
그 속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는 시도가 곧 관계를 만듭니다.
✅ 반복 안에서 확장 포인트 찾기
익숙한 패턴을 부정하지 말고,
그 안에서 한 걸음 새로운 요소를 제안해보세요.
“오늘도 자동차야? 그럼 이번엔 엄마가 운전해봐도 될까? “
6️⃣발달적 반복과 강박적 반복
| 구분 | 🌱 발달적 반복 (Developmental Repetition) | ⚠️ 강박적 반복 (Compulsive Repetition) |
|---|---|---|
| 핵심 의미 | 감각·정서·인지 통합을 위한 자연스러운 리듬 | 불안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통제 행동 |
| 목적 | 세상과 자기 몸을 이해하고 조절하기 위함 | 불안을 막기 위한 즉각적 안정 추구 |
| 행동의 유연성 | 반복 속에서도 변형과 확장이 가능함 | 변화나 방해에 극도로 민감, 멈추면 불안 유발 |
| 정서 상태 | 반복 중에도 즐겁거나 안정된 표정 | 긴장, 짜증, 분노, 불안 등의 정서 동반 |
| 상호작용 반응 | 부모가 함께 참여하면 리듬이 깨지지 않음 | 누가 개입하면 즉시 저항하거나 분노함 |
| 시간과 맥락 | 피곤하거나 자극이 많을 때 일시적으로 증가 | 맥락과 상관없이 지속·강도 높게 반복됨 |
| 플로어타임 접근 | 반복의 감각적·정서적 의미를 언어화하고 리듬을 함께 맞춤 | 불안을 완화시키는 감각조절 서포트 + 정서적 안정 환경 조성 |
마무리 — 반복은 “강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의 균형을 찾는 과정이에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의 반복행동을 볼 때 ‘혹시 강박인가요?’,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자폐아동의 반복은 아이의 뇌와 몸이 균형을 회복하려는 자연스러운 시도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에게 반복은,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세상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진정시키고, 같은 장난감을 반복하며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죠.
물론 어떤 경우에는 불안이나 감각 과민이 심해져 ‘강박적 반복’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그때는 아이의 감각 조절, 불안 요인, 환경의 리듬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점은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함께 조율하는 것” 이어야 합니다.
“반복을 고치려 하지 말고, 그 속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세요.”
이렇게 아이의 리듬을 존중하는 순간,
반복은 고집이나 강박이 아닌 — 스스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신호로 변합니다.
반복을 문제로만 보지말고 관점을 바꾸어 주세요. 다른 시각에서 보면 또다른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