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증후군이나 고기능 자폐를 가진 아이들이 또래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부모로서, 가장 마음 아픈 순간 중 하나는 아이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는 장면을 목격할 때입니다.
운동을 잘 못해서, 반응이 조금 느려서, 혹은 규칙을 헷갈려서—아이는 자주 “너 빠져” “하지 마” 같은 말을 듣고 주눅이 듭니다. 그리고 그럴 때, 우리는 고민하게 됩니다.
👉 “지금 내가 나서야 할까? 아니면 아이 스스로 해결하게 둬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개입’과 ‘비개입’ 사이가 아닌, ‘관계를 조율하는 개입’입니다.
아스퍼거 아이는 왜 또래와 어울리지 못할까?
아스퍼거 혹은 고기능 자폐 아이들은 관계를 원하지 않아서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속에는 친구를 원하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큽니다.
다만, 사회적 신호를 읽는 능력, 감정 표현의 방식, 규칙의 이해, 경쟁에 대한 민감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또래들과의 관계가 자주 삐걱거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 친구가 장난삼아 한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거나,
- 규칙을 어겼다고 지적하면서도 왜 본인은 제외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 자신이 실수했을 때,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극도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스퍼거 아동들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확고한 경우가 많아,
또래들의 다소 무질서하고 변화무쌍한 놀이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아이”, “왜 저래?”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고, 점점 더 혼자가 되려는 방어적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회성 부족’이 아니라 관계를 읽고 조절하는 기술이 덜 익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고 보기보다는,
👉 “어떻게 도와주면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로 시선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럴 때 어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정리하고 말로 연결해주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 아이가 “넌 우리 팀에서 빠져”라는 말을 들었을 때, 부모는 이렇게 도와줄 수 있어요
1. 아이가 받은 상처를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돕기
- “그 말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
- “속상했구나. 나도 그런 말 들으면 힘들어.”
👉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기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자기옹호의 첫걸음입니다.
2. 다음은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가능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기
- “그럴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 “정말 하고 싶으면 ,’ 나도 하고 싶어’라고 말해볼 수 있어.”
- “그런 말은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말이야 ‘ 라고 말해도 좋아.”
3. 또래와의 관계가 끊기지 않도록 조율해주기
- “다음엔 어떻게 말하고 싶어? “
- “다 같이 할 수 있는 다른 놀이로 바꿔볼까?”
4. 아이의 ‘다른 방식의 참여’를 존중해주기
- 경기 대신 공을 전달하는 역할이나 심판의 역할
- 다른 친구에게 규칙을 설명해주는 역할
👉 “나는 이렇게 참여하고 싶어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 부모는 아이의 ‘자기옹호력’을 키워주는 안전한 기지가 되어주세요
결국, 아이가 또래 관계에서 겪는 갈등은 ‘자기옹호’를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아이에게 “참아”라고 말하는 대신,
“표현해도 괜찮아” “네 감정은 소중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해주세요.
그리고 부모는 그 메시지를 말로, 태도로, 환경으로
계속 보여주는 안전한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옹호는”싫어요”라고 말하는 연습에서 시작됩니다
자기옹호(Self-advocacy)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 욕구, 어려움을 인식하고, 그것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아스퍼거 혹은 고기능 자폐 아이들은 언어는 능숙할 수 있어도,
정작 감정을 조절하고 관계 속에서 표현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 경기에서 밀리거나 실수했을 때 아이는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 “나는 잘 못해서 속상해.”
- “사람 많은 데서 하니까 무서워요.”
- “내가 잘 못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갑자기 자리를 떠나거나, 분노로 반응하게 되죠.
이럴 때 어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감정을 정리하고 말로 연결해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마무리: 사회적 상처는 자기옹호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아스퍼거 혹은 고기능 자폐 아이들이 겪는 또래 관계의 어려움은 단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실제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싫어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경험이 쌓이면, 점차 자신을 지키고 타인과 연결되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부모는 이 여정에서 아이의 감정을 번역해주고, 선택지를 열어주고,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믿어주는 관계의 조율자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너 빠져”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자존감을 꺾는 경험이 아니라, “그럼에도 나는 다시 연결될 수 있어”라는 회복의 경험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자기옹호입니다.
🌿 결국, 자기옹호는 아이의 언어가 아니라 삶의 태도가 됩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함께 관계 맺고, 존중해주는 어른과의 반복된 경험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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